BOMTOON

검색
완결

나의 독재자

김제이

“나 좋아하지 마.”
“왜?”
“나는 너 안 좋아할 거니까.”
“어떡하냐. 난 벌써 너 좋아하는데. 너도 그냥 나 좋아하는 게 편할 거야.”

로미오처럼 서툴렀고 줄리엣처럼 연약했던 열아홉 여름, 그때의 우리.

“구질구질한 첫사랑 같은 건 그만 잊어버리는 게 어때요?”
“내 첫사랑이 구질구질하다고 누가 그래요? 진짜 예뻤는데, 당신처럼.”

스물여섯, 기적처럼 재회한 지금 다시 사랑할 수 있을까.

나에게 넌 잊기 싫은 추억. 시간이 지나도 아물지 않는 생채기.
벼랑 끝에서 마주친 꽃송이. 폭풍 후에 떠오른 무지개.
널 위해 무엇이든 해 주고 싶었던 나. 무엇이든 될 수 있던 너.

그거 알아?
사실은 늘 기다렸어. 이렇게 널 다시 만나기를.

안녕. 나의 독재자.